[목사] 믿음으로 한국 땅에 뛰어든 배위량 목사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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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위량의 제 2차 순회 전도 여행 (49)

배위량 탐구와 연구를 위한 길 위에서의 변명(辨明)과 회오(悔悟) <6>
지금까지 기다리는 시간이었다. 물론 지금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아래서 당장 무엇을 할 수 있는 형편도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 지금 드는 질문은 ‘앞으로 왜, 언제, 어디서, 누구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필자가 주위의 사람들과 함께 대화하며 함께 걷기도 하고 함께했던 많은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다가온다. 좀 더 중요한 분들이 함께 한다면 좀 더 규모있게 일을 만들 수 있고 더 그럴듯하게 보였을 것이다. 그렇지만 주위의 사람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이 소중하다. 우리의 일들이 잘 알려지지 않았고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런 저런 일들이 모여 이런 모습으로 만들어져 왔다. 인간사의 모든 순간이 그렇겠지만, 매 순간이 하나님께서 함께 하신 시간들이었기에 힘든 일도 감내하고 어려운 일들도 함께 나누는 시간이었다.

이제부터는 더 어려운 형편이 되리라고 판단된다. 정년 은퇴를 한 후 당장 올해 주위 여건이 많이 바뀌었다. 더욱이 코로나19 상황 아래서 이룰 수 있는 일이 제한된다. 지금 세계 모든 사람들이 같은 마음일 것이다. 우선 모이는 것이 쉽지 않다는 데서 이 시대 사람들은 동일한 생각일 것이다. 지금껏 그렇게 기다려 왔다. 하지만, 작은 일에서 작은 일부터 다시 하는 마음으로 진행해 간다면 이 일이 크지는 않을지라도, 명맥을 유지하게 될 것이다. 빠르지 않아도 한 걸음 한 걸음 걷다 보면 목적지에 도달하게 된다. 화려하지 않아도 눈에 드러나지 않아도 실망하지 않고 걷다 보면 일을 이루게 될 것이다.
우리가 무슨 큰 일을 하고자 함이 아니라, 작은 일이라도 하겠다는 생각으로 작은 것을 목표로 삼는다면 어떨까? 그렇다면 무슨 행사를 중심으로 무엇을 계획하기보다 주위 사람들과 배위량이 어렵게 이룬 전도의 길을 찾고 걷고 하는 가운데, 스스로 느끼고 스스로 행복한 마음을 되찾고 기쁜 마음으로 세상을 살고자 한다면, 크지 않아도 보람된 일을 하는 것이 아닐까?
처음에 이 일을 시작할 때 주위 어떤 분은 시민사회단체로 조직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었다. 사회시민단체로 등록하면 얻을 수 있는 이점도 있고 활동하기도 여로모로 좋은 점도 있었겠지만, 그렇게 하지를 못했다. 우선 교회 역사의 한 부분이 될 만한 것들을 찾고 기리는 일이 될 것인데, 사회시민단체로 가입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 길도 있구나 생각하고 주위 사람들과 우선 순례 길을 찾고 걷는 일을 행하면서 학술대회를 함께 행하는 구조로 이어왔다. 그런데 이런 구조 속에서 코로나19 상황을 맞이하게 되니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 지금과 다르게 무엇을 할 수 있는 형편을 만들어 나가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미래는 꿈꾸는 사람의 것이 된다. 그러므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되는 이 때에 지난 날을 되돌아보고 앞길을 다져가야 될것이라고 본다.

우리의 하는 일이 크지도 화려하지도 않다. 그렇지만, 가치있는 일이다. 가치 있다고 생각되는 일에는 비록 드러나지는 않지만, 보람이 따른다.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못한다 해도 명맥을 이어가는 데서 작은 보람을 만들어 갈 수는 있을 것이다.
작은 것이라도 이룰 수 있다면 그것에 보람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면 우리의 일에서 의미를 찾게 될 것이다. 그렇게 하다 나중에 진취적인 사고를 가지면서 열심있는 후학(後學)을 만나게 된다면 그래서 그분의 열심이 더해진다면 그것에 따라 새로운 계기도 나타나게 될 것이다. 코로나 상황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마음의 짐이 무거웠는데, 앞으로 함께 하게 될 후학(後學)에 대한 생각은 큰 위안이 된다.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제한되고 너무 보잘 것 없지만, 아무 것도 없는 상황에서는 일을 이루기는 사실상 어렵다. 그렇지만, 우리가 우리의 일에 보람을 느끼며 크진 않지만, 작아도, 알차게 명맥을 유지해 간다면 그것으로서도 보람이 있고 후학(後學)은 귀중한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크진 않지만, 작은 것이라고 해 나간다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당장 사막을 옥토로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사막의 모래바람과 싸우면서 존재하는 그 자체로도 가치있는 일이다.
우리는 존재하는 자체에서 의미를 찾고 기회 있으면 풀 한 포기라도 심는다는 마음으로 살아야겠다. 할 수 없는 일에 너무 마음을 빼앗겨 실망하지 말고 그럴 시간이 있으면 그 시간에 존재 자체에 의미를 두고 풀 한 포기라도 심겠다는 마음으로 일을 해 나가자. 누가 뭐라 하든 자신이 가치를 두고 하는 일이 나중에 타인도 가치 있는 일이란 것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존재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작지만, 아름다운 것을 찾는 심정으로 일을 대한다면 두려워할 것도 없고 일에 대한 부담감도 적게 될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하는 일 중에서 작지만, 아름다운 것이 무엇일까? 우리가 너무 바쁜 걸음으로 걷는다고 우리가 너무 큰 일에 마음을 빼앗겨 소홀히 하고 그냥 지나쳤을 일들을 찾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하여 시간을 들이고 마음을 모은다면 그 작은 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그것을 찾을 수 있을지 알게 될 것이다.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코로나 상황 아래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답답한 마음이 무언가 할 수 있는 길을 찾아 가는 것 같다. 해야 하는 데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은 큰 짐이다. 그러나 그것을 받아들이고 할 수 없는 큰 일에 마음을 빼앗기기 보다 할 수 있는 작은 것에 마음을 두고 그 작은 것에 정성을 기울인다면 그 작은 것을 통해 얻는 것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후회가 있지만, 미안한 일도 있지만, 꿈도 있었지만, 너무 후회하지 말고, 너무 미안해 하지 말고, 너무 큰 꿈 때문에 절망하지 않는다면 그것으로도 족한 삶을 사는 것일 것이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든 사람은 후회하고 미안해 하면서 살아간다. 그런 마음을 안고 한 걸음 또 한 걸음 걸으며 세상을 사노라면 자신이 가진 가치를 찾게 될 것이고, 그것을 가꾸는 힘을 가지게 될 것이다.
작은 새싹이 돋아야 큰 나무도 존재한다. 아무리 큰 나무라도 처음부터 큰 나무는 아니었다. 풀 한 포기 심고, 나무 한 그루 심는다는 마음으로 그것 자체에 보람을 느끼고 살아간다면 언젠가는 세상이 푸르름으로 가득할 것이다.

배재욱 교수
<영남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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