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연구] 메소포타미아 약사(略史)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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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크리스천이라고 해서 사회와 단절된 삶을 살 수 없는 것처럼, 구약시대 이스라엘 백성들도 그들만의 고립된 삶을 살 수 없었다. 남쪽 방향으로 애굽, 동쪽으로는 앗수르(=앗시리아), 바벨론과 같은 강대한 제국들 사이 길목에 위치해 있었던 이스라엘의 역사는 이들 강대국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이스라엘 초기 역사에서는 애굽과의 관계가 긴밀했다. 요셉 이야기, 야곱의 70인 가족의 애굽 이주와 노예 생활, 출애굽 등 중심 무대는 애굽이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다윗 솔로몬의 왕국 시대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애굽과의 관계보다는,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일어난 강대한 두 제국, 앗수르와 바벨론 제국과의 관계가 이스라엘의 운명을 결정지었다. 앗수르 제국은 북이스라엘 왕국을 침공하여 정복하고, 수많은 이스라엘 백성을 제국 내의 여러 지역으로 강제 이주시켰고, 결국 ‘잃어버린 이스라엘 10지파’로 만들었다. 한편, 바벨론 제국은 예루살렘을 불태워 초토화하고, 남유다 왕국을 몰락시키고, 바벨론 포로 생활의 고난을 겪게 했다. 따라서 열왕기와 역대기와 같은 이스라엘 왕조 시대에 관한 기록들, 그리고 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 등 예언서의 말씀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앗수르와 바벨론 제국의 본거지가 되는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관한 지식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
이미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관해서는 여러 번 언급한 바가 있으나, 간략히 다시 요약해 본다. 메소포타미아 지역은 오늘날 이라크의 중심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지역이다. 동편의 디그리스 강(=창세기 2장의 힛데겔 강)과 서편의 유프라데 강 사이의 땅이다. 남북으로 비스듬히 기울어진 모양의 이 땅은 우리나라 남한 정도의 넓이가 된다. 역사적으로 메소포타미아는 북부와 남부 두 지역으로 구분된다. 메소포타미아는 지리적으로 중앙에 위치한 도성 ‘바벨론’을 중심으로 해서 북부와 남부로 구분된다. 북부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일어난 제국이 앗수르 제국이요, 남부 메소포타미아에서 고대 세계를 제패한 제국이 바벨론 제국이었다.

잠시 역사를 소급해 올라가 본다. 주전 3천년 경부터 남부 메소포타미아의 남단 지역에서 세계 4대 고대 문명 중의 하나인 ‘수메르 문명’이 시작되었다. 이들은 왕을 중심으로 도시국가들을 형성했고, ‘쐐기 문자’를 고안해내고 사용해서 기록문화를 시작했다. 석재(石材)가 귀한 그곳에서 진흙 벽돌을 만들고 역청을 사용해서 왕궁과 같은 큰 건축물도 세웠다. 또한 그들이 섬기는 신을 위해서 거대한 신전탑 즉 지구랏도 건립했다. 수메르 문명의 중심 도시 중의 하나가 아브라함의 고향 ‘우르’였다.
주전 1800년대에 들어와서 바벨론을 중심으로 강력한 세력이 등장해서 ‘바벨론 제국’ 시대를 열었다. 이 바벨론 제국은 후대 주전 600년대 말에 재기한 두 번째 바벨론 제국과 구별하기 위해서 구(舊) 바벨론 제국이라고 부른다. 구 바벨론 제국 시대의 영웅은 법전으로 유명한 함무라비 왕이었다. (주전 1728-1686. 함무라비 왕의 연대는 학자들에 따라 약간 차이가 있다.) 구 바벨론 제국은 주전 1530년대 힛타이트(성경의 헷 족속) 제국에 의해 멸망당했다.
주전 1300년대에 들어와서 역사의 중심 무대는 북부 메소포타미아 쪽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앗수르 제국이 일어난 것이다.

박준서 교수
<피터스목사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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