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의수상] 중소기업이 건설한 골프장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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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만 평을 구입한 땅에 덧붙여 15만 평을 더 구입하고 30만 평 부지에 골프장을 만들게 되었다. 내가 돈을 쌓아 두고 있는 사람도 아니고, 한두 푼 들어가는 건설 대금도 아닌데 참으로 난감했다. ‘하나님 어쩝니까. 믿지 않는 사람도 골프장을 만들어서 잘하고 있는데 저는 믿음으로 만들려고 하는데도 왜 이렇게 어렵습니까.’
지금껏 기업을 운영하면서 돈줄이 막혀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별로 없었는데, 그때 가장 힘들게 매달렸던 것 같다. 모든 것이 막힌 기분이었다. 제주도 내 30개 골프장 중 마지막 주자인 데다 재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이전까지만 해도 은행에서 골프장 건설에는 돈을 잘 빌려주었건만 우리가 시작하려고 하니 금융권의 돈줄이 꽉 막혀 있었다. 회원권 분양으로 재정을 마련하려고도 해 봤지만 그 역시 쉽지 않았다.
결국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직접 건설 회사를 만들어서 건설부터 달려들자.’ 그때까지만 해도 직접적인 건설은 전문 업체에 맡겨볼 생각에서 공사 견적을 받는다고 하자 여러 업체에서 건설에 참여하겠다는 입찰 의사를 보였다. 하지만 공사할 재정이 부족하다 보니 그 일도 무산되고 말았다. 하는 수 없이 우리가 처음부터 끝까지 맡아서 할 수밖에 없었다.
주식회사 동국개발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마침 경영 수업을 받고 있던 아들을 대표이사로 세우고 ㈜동국건설을 운영하도록 한 뒤 내가 총괄을 했다. 가나안전자, 동국전자, 성신하이텍과 같은 회사의 신용이 있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 돈을 빌려 동국개발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재정을 모았다. 감사하게도 그 시기 금리가 싸서 이자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이 은혜였다.

이런 과정을 거쳐 2008년 드디어 스프링데일 골프&리조트 착공에 들어갔다. 동국개발 주도로 개발에 들어가면서 가장 염두에 두었던 것은 ‘자연 그대로’였다. 기존의 골프장 시설을보면 깎아놓은 듯 정돈된 자연을 조성하지만, 그러면 비용 면에서 부담이 되는 동시에 오히려 자연을 덜 느끼게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적 건설을 다른 업체에 맡길 경우 도면대로 마운드를 만들고, 그 위에 잔디를 심고 조경용 나무를 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조성된 숲을 살리면서 가능한 나무들을 베어내지 않는 방법을 택했다. 코스 부분만 나무를 베어내는 방향으로 가다 보니 속도는 느렸지만 사다 심은 나무는 한 그루도 없었다. 길도 그랬다. 인위적으로 길을 만들기 보다 있는 그대로를 살리고, 좋은 돌, 좋은 나무가 있을 땐 피해서 길을 만들었다.
골프장 설계와 공사 총감독을 맡은 전문가들의 도움도 절대적이었다. 그들이 나의 의도를 잘 이해했고 공감해주어서 합력해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 미국 최고 설계자라고 불리는 게리(Garry R. Baird)와 일본 최고의 조형기술자인 다카하시가 코스 조형과 공사 총감독을 맡았다.
“제가 여러 골프장을 다녀보니 대부분 원가와 비용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더군요. 골프장 운영에서 가장 많은 비용을 차지하는 잔디를 관리하는 데 필요한 물과 비료, 냉난방과 급탕(給湯)에 필요한 에너지 비용을 줄이는 게 관건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것을 한번 고민해 봅시다.”

강국창 장로
• 동국성신(주) 대표이사
• 가나안전자정밀(주)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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