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지혜] 교회가 정의를 말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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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지사의 징역 2년 형이 대법원 판결에 의해 확정되었다. 김 지사는 소위 ‘드루킹’이라 불리는 김동원 등과 공모해 2016년 12월부터 2018년 4월까지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에 올라온 기사 76,000여 개에 달린 댓글 118만 8,000여 개를 모두 조사하여 여기에 총 8,840만 회 이상의 공감(추천)과 비공감(반대)을 클릭하여 댓글 순위 산정업무를 방해한 혐의(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로 기소되었고 이번에 그 죄가 확정되었다.
그는 끝까지 이 사건은 드루킹 개인의 범죄라고 주장하였고, 형이 확정된 뒤에도 결백을 거듭 주장했다. 이 사건의 판결은 1심부터 3심까지 모든 재판부가 동일하게 그 죄질의 무거움을 판결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그런데도 형을 받은 당사자는 물론 이에 동조하는 국회의원을 비롯한 일부 사람들의 판결 불복의 행태가 쓴웃음을 자아낸다.
민주주의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깨끗한 선거이다. 그리고 가장 더럽고 추악한 짓은 여론을 조작하여 부정 선거를 획책하는 일이다. 이러한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범법행위가 정치권이 아닌 외곽에서 벌어졌다는 것이 심각한 현상이다. 드루킹이란 본래 인터넷의 경제 카페 모임이었다.
그런데 이 모임이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의 측근에까지 접근하여 정치공작에 뒷거래를 시도했고, 순위 조작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엄청난 부정을 저지른 것이다. 그래도 정치권이 정신 못 차릴 때, 법은 살아있어서 범죄를 단정하였다.
이 사건을 보면서 한국교회에 대한 걱정과 실망이 앞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늘 한국교회에 여론몰이 풍조는 없을까? 교계의 언론은 여론의 눈치를 보지 않고 공정한 토론 문화를 이끌고 있을까? 교계 유명인사 중 인맥과 실력을 동원하여 검은 것도 흰 것이라고 우기며 범죄를 가리려는 시도는 없을까? 교계의 재판은 권력으로부터 공정할까?
교단의 총회장을 지낸 자가 총회장 사문서(공문)를 위조하고, 통합 총회 이니셜인 PCK를 다른 단체의 것으로 바꿔치기한 범죄 행위에 대하여 교단의 누구도 그 죄를 묻지 않고 시간만 끌고 있을 때, 법원의 재판장에 의해 그 범죄가 드러나고 검찰이 원고가 되어 형을 선고한 것은 교회가 더 이상 정의를 말할 수 없는 사건이다. 정의를 목숨처럼 사랑하고 지키고 실천하는 교회의 모습을 보고 싶다.

문성모 목사
<전 서울장신대 총장•강남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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