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싶은이야기] 성숙한 존재로 만드는 역경의 힘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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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올림픽에서 가장 어렵고 힘든 경기는 마라톤일 것이다. 날씨가 더운 나라에서든 추운 나라에서든 42.195킬로미터, 100리가 넘는 길을 뛰어서 먼저 들어간 선수가 승리의 월계관을 쓴다. 긴 거리를 뛰기까지는 내리막도 있거니와 오르막도 있다. 죽을힘을 다해 뛰어야만 승자가 된다. 자신과의 혹독한 싸움에서 승리하는 자가 월계관을 쓰는 것이다. 이런 역경을 이겨 낼 때 나다운 나, 늠름한 나, 자신 있는 내가 된다. 다른 사람을 이기기 전에 내 자신과 싸워서 승리한 후 역경에 도전하면 역경은 더 이상 역경이 아닐 것이고 뛰어 넘을 수 있는 장애물에 불과하다. 자기를 이기는 자가 남을 이길 수 있다. 남과 싸워 승리하기도 힘들지만 자기 자신과 싸워 승리하기는 더욱 힘들다.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말하기를 “인간 최대의 승리는 내가 나를 이기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기에 인간은 역경 앞에 늠름히 서서 담대히 도전하는 강자가 될 때 위대한 승리자가 된다. 거인 골리앗이라는 역경 앞에서도 물맷돌 하나로 승리한 다윗처럼 역경에 도전하는 용감한 강자, 역경을 승리로 이끄는 늠름한 용사, 역경을 축복과 영광으로 바꾸는 승리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더하여 남의 갑옷이나 칼이나 투구가 아니라 나의 물맷돌을 준비해야 하겠다. 하나님은 호렙산에서 만난 모세에게 “네 손에 든 것이 무엇이냐?”라고 하셨다. 모세의 손에 있던 지팡이가 하나님 앞에 던져질 때 그 지팡이는 하나님의 지팡이로 변하였고, 온갖 기적을 베푼 지팡이가 되었다. 하나님은 우리 손에 없는 것을 요구하지 않으신다. 우리 손에 있는 것만 가지고도 우리는 세상의 골리앗을 넉넉히 이길 수 있다. 우리가 겪는 역경은 비단 개인에게만이 아니라 민족, 교회, 가족 공동체에도 있다. 돌이켜 볼 때 우리나라가 보릿고개를 넘은 지가 그리 오래 전 일이 아니다. 서방의 많은 나라는 이미 선진국에 진입했지만 대한민국은 그렇지 못했다. 전쟁 이후 가난을 면치 못했던 나라가 산업화를 이룩한 것은 겨우 20년 만의 놀라운 성과였다. ‘한강의 기적’이란 말은 그때 생겼고 ‘아시아의 네 마리 용’이라는 칭호도 그때 얻었다. 이때 국민들의 의식은 변했고 가난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저마다 새벽을 깨우며 스스로를 게으름에서 부지런함으로, 무지의 늪에서 교육의 열정으로 열심히 일하며 공부에 정진하였다. 전쟁의 역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고 더욱 강해지며 단합된 국민들이 되었던 것이다. 이제 사회는 급격히 변하여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되었다. 더 이상 노동자의 노동력을 필요로 하지 않고 인공지능과 로봇이 그 역할을 대신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인간의 고유 영역인 창의력마저도 인공지능에게 그 자리를 내어 주어야 하고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이전에 가치 있게 느껴지지 않던 또 다른 수많은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질 것이다. 변화된 세상에서 변화되지 않는 사람이 살아갈 자리는 없다.

피나는 노력과 의지로 자기를 변화시켜야만 변화된 세상에서 생존할 수 있는 것이다. 오늘날 최첨단 과학의 발달과 산업의 발전은 또 다른 기형아와 같은 자국이기주의, 정글과 같은 무한생존경쟁 등으로 혼란과 분열을 부추기고 인간에게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역경들과 마주치게 하였다. 경제의 양극화로 인한 세계적 혼란과 자연 질서의 파괴로 인한 재해로 온 세계가 혼란 속에 빠지고 있다. 거기에 눈에 보이지도 않는 ‘사스’, ‘메르스’, ‘에볼라’ 그리고 최근의 ‘코로나바이러스’로 인류가 쌓아 놓은 바벨탑이 맥없이 무너지는 것을 뼈저리게 경험하고 있다. 이런 역경을 발판 삼아 이겨 내기 위해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가나안의 흉년으로 양식을 구하러 애굽으로 갔던 요셉의 형제들은, 애굽의 총리대신이 된 요셉을 알아보지 못했다. 하나님의 계획하심이 있었기에 노예로 팔려 왔던 요셉은 총리대신이 되어 7년의 풍년 동안 곡식을 비축하므로 7년의 흉년을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얻게 되었고, 뛰어난 정책을 세운 국가의 지도자가 되었던 것이다. 역경의 이면을 살펴보면 역경은 종합비타민이고 정신의 보약이다. 역경은 더 강하고 단단해지는 성숙함을 가져온다. 개인이나 나라나 기업이나 교회나 어떤 단체를 막론하고 역경에 처했을 때 무너지지 않도록 이를 예상한 꼼꼼한 대비책이 반드시 수립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그 위에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 4:13)는 믿음으로 역경을 통해 하나님의 섭리를 발견하고, 극복하려는 마음과 지혜를 모으면 반드시 역경을 이기고, 더욱 성숙한 운명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것이 인류에게 주는 역경의 교훈이다.

대한민국은 지금 원치 않는 ‘코로나 19’로 인해 우리 생애에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역경을 겪고 있다. 이로 말미암아 온 국민이 불안해하고 심지어는 항상 열려 있어야 할 교회가 문을 닫고, 전쟁 때도 멈추지 않았던 주일예배는 현장에서 함께 드리지 못하고 있다. 한국전쟁 때에도 곳곳에서 숨어서 예배를 드리고 초대교회 때는 무서운 핍박을 피해 기독교인들은 카타콤 지하묘지에서 하나님께 예배를 드렸다. 그런데 주일에 텅 빈 교회의 모습을 지켜보시는 하나님의 심정은 어떠하실까? 우리는 “무릇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마다 세상을 이기느니라 세상을 이기는 승리는 이것이니 우리의 믿음이니라”(요일 5:4)는 말씀처럼 이번 ‘코로나19’를 이기는 든든한 대한민국, 든든한 민족, 든든한 교회, 든든한 개인이 되길 바란다. 이런 혹독한 훈련 뒤에 하나님의 귀한 도구로 쓰실 그분의 섭리를 믿으며 묵묵히 그 경륜을 따라 이겨 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역사의 거울 앞에 자신 있게 설 수 있는 사람, 기업, 나라, 교회가 되기를 소망하는 바이다.

김선태 목사
<실로암안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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