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쉼터]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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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가 시작된 시절에 호이트 벅이라는 대장장이가 만든 오래가면서 날카로운 주머니칼이 유행했을 때의 일이다. 그는 이 칼에 ‘벅 나이프’라는 상표를 붙여 팔았는데 상당히 호평을 받는 명품칼이 되었다. 당시 술집 같은 곳에서 포커게임을 많이 했는데, 이때 순번으로 돌아가는 딜러 앞에는 딜러를 표시하는 표적을 놓았다. 당시에 이 칼이 유행하면서 너도나도 이 칼을 딜러 앞에 꽂아놓는 일이 유행처럼 번져나갔다. 이때는 그저 포커게임에서 사용되었는데 어느덧 그 의미가, 조금씩 변색되어 단순히 카드를 돌리는 딜러에서 그가 게임을 진행하는 책임을 진다는 의미로 변색되면서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는 뜻으로 각인되었다. 

그러다가 미국의 33대 트루먼 대통령이 그의 좌우명으로 삼으면서 점점 세상에 알려지게 됐고, 이제는 단순하게 노름판에서 오고가는 말이 아니라, 모름지기 정신이 올바른 사람은 누구나 그 의미를 파악하고 그대로 살아가는 인생의 교훈으로 여기게 되었다.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세계2차 대전이 끝나가는 때인 1945년 4월 미국의 부통령으로 있다가 프랭클린 대통령이 갑자기 사망하자, 부통령이 된지 겨우 82일 만에 미국의 제33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그는 고등학교만 졸업한 대통령이었으며, 처음에는 아무런 존재감도 없었던 대통령이었으나, 서서히 그의 진가를 나타냈다. 그는 대통령에 취임하자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는 나무로 만든 명패를 자신의 책상 위에 놓고, 이를 국정 운영의 원칙으로 삼았다. 국정을 펼쳐가면서 책임문제로 소심한 각료들에게 자신이 최후의 책임을 진다라는 대명제를 선포하고 이를 실천함으로 국정을 펼쳐나가는 공무원들이 소신을 갖고 일할 수 있는 명분과 긍지를 느끼게 했다. 실례로 그는 우리나라에서 6·25전쟁이 발발하자 즉시 미군파병을 실천하도록 독려해 우리나라를 이만큼 보전하게 만든 우리의 은인이 된 것도 그의 이 정신 때문이었다. 사실 우리는 사회생활을 해나가는 중에 열매는 자신이 챙기고, 책임은 부하에게 미뤄 눈살 찌푸리게 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아왔다. 이때 책임있는 조직의 수장이 이런 정신을 지니고 또한 이를 스스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에 어떤 유튜브에 나가 대담을 하던 중 ‘대통령이 된 후에 어떤 선물을 받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트루먼 대통령의 책상 위에 있는 저 명패를 받고 싶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얼마 전 한국을 방문해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이 바로 이 명패를 선물했다. 정말 ‘그 대통령에 그 대통령’이라는 말에 합당한 선물이었다. 이제는 이를 단순하게 책상 위에 놓고 장식품으로만 여기지 말고 그 뜻을 음미하고 항상 그대로 실천하는 대통령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전 세계가 엄청난 고난을 겪고 있다. 그런 가운데 우리나라의 형편은 더욱 좋지 않다. 누구의 잘못을 따지기 전에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세 가지 경제적인 장벽인 고물가(高物價)와 고환율(高換率) 그리고 고금리(高金利)는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를 어떻게 슬기롭게 풀어 나가는가는 앞으로 우리나라가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정말 애국심과 과감한 정책 추진이 요구되며, 이때에 필요한 것이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는 각오이다.

백형설 장로

<연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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