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지성] 낮은 자를 더 소중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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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를 되돌아보면, 고대사회로 거슬러 올라갈수록 강자가 약자를 억압하는 일이 많았다. 예컨대, 이집트의 햄족(Hamites)이 셈족(Semites)인 이스라엘 민족을 노예로 혹사시켰다. 그런 상황 속에서 박해에 앞장섰던 파라오에 대해 모세가 분노를 일으켜 출애굽을 단행하기도 하였다. 앗시리아가 북왕국을 침략하여 수많은 이스라엘 민족들을 포로로 끌고가 노예로 삼아 노역을 시켰다. 신바빌로니아의 왕 느부갓네살 2세(Nebchadnezzar II) 군대가 많은 유대인들을 바빌론으로 포로로 끌고가 노예로 삼아 노역을 시켰다. 알렉산더제국 통치 후에 나타난 로마제국이 동‧서방을 통치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 민족이 로마의 속국이 되어 억압을 받아 디아스포라(diaspora, 離散)의 고난을 겪었다. 유대인들은 이방인들(Babaroi)보다 우월의식을 가지고 있었고, 헬라인들이나 로마인들은 문화 수준이 낮은 민족들을 야만인으로 경시하기도 하였다. 동양에서도 한족(漢族)은 만리장성 밖에 살고 있었던 5호(五胡)라는 흉노(匈奴), 선비(鮮卑), 저(氐), 갈(羯), 강(羌) 민족보다 우월한 민족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중국의 한족은 중국 동쪽에 살고 있는 민족들을 동이족(東夷族)이라고 경시했다. 오늘날도 중국의 한족은 55개 소수민족보다 우월한 민족이라는 중화주의 사상의 잔재가 남아 있다. 인도도 카스트제도인 브라만(Braman, 사제), 크샤트리아(Kshatriya, 귀족), 바이샤(Vaisya, 평민), 수드라(Sudra, 노예), 달리트(Dalit, 불가촉천민)의 차별의식의 잔재가 남아 있다.  

  15세기 신대륙 발견후 많은 서구인들이 아메리카에 진출하여 남부지방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유럽의 백인들이 아프리카의 흑인들을 사들여 노예로 삼아 농사를 지었다. 아브라함 대통령이 남북전쟁 때, 노예를 해방시키는 조치를 단행했지만, 아직도 백인들이 흑인들을 차별하는 의식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히틀러(A. Hitler)의 나치정권은 독일 게르만민족의 우월성과 유대인들에 대한 편견의식으로 인해 유대인들 600여만 명을 학살한 사건은 너무나 무지한 인류의 비극 중의 비극이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아시아에서 대동아전쟁을 일으켰던 일본의 도조히데키(東條英機) 군사정권은 황국사관(皇國史觀)을 강조하여 아시아에서 일본민족이 우월한 민족으로 대동아의 역사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처럼 일본 천황을 중심으로 아시아를 지배하고자 하는 황국사관은 무고한 아시아인들을 학살하고 비극으로 몰아갔던 것이다.

  우리나라 고려시대는 문인들이 무인들을 하대한 때가 있었다. 그런 시대에 무신들인 정중부, 이의방, 경대승, 이의민, 최충헌 등이 반기를 들었던 때도 있었다. 조선시대를 일반적으로 양반시대라고 부른다. 문반과 무반을 중심으로 한 관직을 소유한 상층계급의 귀족들은 관존민비 사상을 가지고 상민들을 하대하는 사회적 풍조가 지배적이었다. 인류역사에서 노예들의 반란은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였다. 우리들은 예수님이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고,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주고,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하기 위해(눅 4:18)” 오신 말씀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마 20:26-27)”하신 말씀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인간은 출생 때부터 천부적으로 평등하게 태어났다. 인간이 소유나 권력이나 피부 등 갖가지 사회적 관습을 통해 차별을 받아서는 절대로 안 될 것이다. 우리는 사회적 약자들을 더 중시하고 존중하면서 공존‧공영하는 사랑의 마음을 잃지 않아야 할 것이다.  

조인형 장로 

– 영세교회 원로

– 강원대 명예교수

– 4.18 민주의거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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